- 작성일
- 2024.01.19
- 수정일
- 2024.01.19
- 작성자
- 황지현
- 조회수
- 114
이주형 교수 참여 국제 공동연구팀 "초식동물 제어해야 21세기 생태계 복원 성공한다" (메타분석 통해 복원된 식생 생태계가 초식동물에게 특히 취약함 밝혀)
육지의 열대림, 초원부터 연안해역의 해조류, 염습지, 맹그로브 숲에 이르기까지 식생(vegetation)은 지구 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기반을 이룬다. 2021년 시작된 UN 생태계 복원 10년 계획에 따라 식생 복원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복원 성공을 제한하는 여러 생태환경 요소들에 대한 불완전한 이해가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해양학과 이주형 교수(공저자)를 포함한 총 22명의 국제 연구진은 글로벌 메타분석(meta-analysis,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합해 하나의 통계적 결과로 요약하는 분석 기법)을 통해 조절되지 않은 초식동물의 먹이 활동이 육상 및 수서 식생 생태계의 복원을 크게 저해하는 요인임을 밝혀, 최근 세계적인 과학저널 『Science』(2023.11.4.)에 논문을 게재했다.
전통적으로 식생 복원은 서식지 환경을 개선하거나, 식물을 직접 식재함으로써 생태계 회복을 유도할 수 있다고 보는 ‘상향적 프레임워크(bottom-up ?ramework)’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접근법으로 복원된 생태계는 시간이 지나도 그 기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자주 보고돼 왔다. 이번 연구는 식생 복원의 제한적 성공이 증폭된 초식에 의한 ‘하향식 제어(top-down control)’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연구진은 전 세계 610개의 연구를 종합해 초식동물이 1) 교란되지 않은 건강한 생태계, 2) 교란 후 인위적 노력 없이 자연적으로 회복된 생태계, 3) 식물을 식재해 인위적으로 복원된 생태계의 식물의 풍부도(abundance)와 종 다양성(species diversity)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교란되지 않은 생태계와 비교해 복원된 생태계에서 초식동물이 식물 풍부도를 약 89% 더 감소시키고, 종 다양성 역시 강하게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및 관련 모식도】
- 왼쪽: 교란되지 않은 생태계(녹색), 교란 후 자연적으로 회복된 생태계(보라색), 식물을 식재해 인위적으로 복원된 생태계(주황색)에서 초식동물이 식물 풍부도와 종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메타 분석 결과. 초식동물들은 교란되지 않은 생태계보다 자연적 또는 인위적으로 복원된 생태계에서 식생을 더 크게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 오른쪽: 포식자를 포함한 건강한 먹이 그물 복원과 초식동물의 적절한 제어가 21세기 식생 생태계 복원에 필수적인 고려요소임을 보여주는 모식도(출처: 『Science』 동일호(vol. 382)에 게재된 해당 연구를 리뷰한 Nacho Villar의 논문).
즉, 교란 이후 다시 복원된 생태계가 건강한 생태계에 비해 초식동물의 공격에 유독 취약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나, 복원된 생태계에서 나타나는 초식동물 생물량의 급격한 증가(교란되지 않은 생태계 대비 2~3배 증가)와 종 조성 변화 등이 관련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나아가 초식동물의 인위적 조절이 식생 복원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분석·평가했다. 이에 따르면, 울타리·살충제 등을 통해 복원 생태계에서 초식동물을 배제하는 경우 식물 풍부도가 93~158% 증가하고, 포식 동물을 재도입하는 경우 식물 풍부도가 최대 372%까지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인위적으로 복원된 생태계에서는 초식동물 조절의 효과가 식물 간 상호작용(예. 경쟁, 상호 촉진)을 관리하는 기존의 식물 중심적 복원방법보다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들은 포식자의 재도입을 포함한 건강한 먹이 그물(food web)의 회복이 21세기 생태계 복원에 매우 중요함을 보여준다. 물론, 여기서 간과하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초식 동물은 본래 식물 생태계의 다양성과 기능을 유지시키는 데 필수적 존재라는 점이다. 다만, 이들이 갓 복원된 생태계에서 득보다 해가 많은 만큼, 복원 초기부터 초식동물의 활동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복원 전략이 계속 요구될 전망이다.
* 인물사진: 왼쪽부터 공동저자 이주형 교수, 교신저자 창허(Qiang He) 교수
해당 연구는 중국 국립 자연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중국 푸단대학(Fudan University)의 창린 쉬(Changlin Xu, 제1저자), 창허(Qiang He, 교신저자) 교수의 주도 하에 이뤄졌으며, 해양학과 이주형 교수는 미국·유럽 등지의 여러 저명 생태학자들과 함께 연구에 참여했다.
- 논문 제목: Herbivory limits success of vegetation restarion globally(초식동물에 의한 글로벌 식생 복원 저해)
- 논문 링크: https://www.science.org/doi/full/10.1126/science.add2814
* 상단 이미지: 해당 연구 논문이 게재된 『사이언스』 표지 일부.
[Abstract]
Restoring vegetation in degraded ecosystems is an increasingly common practice for promoting biodiversity and ecological function, but successful implementation is hampered by an incomplete understanding of the processes that limit restoration success. By synthesizing terrestrial and aquatic studies globally (2594 experimental tests from 610 articles), we reveal substantial herbivore control of vegetation under restoration. Herbivores at restoration sites reduced vegetation abundance more strongly (by 89%, on average) than those at relatively undegraded sites and suppressed, rather than fostered, plant diversity. These effects were particularly pronounced in regions with higher temperatures and lower precipitation. Excluding targeted herbivores temporarily or introducing their predators improved restoration by magnitudes similar to or greater than those achieved by managing plant competition or facilitation. Thus, managing herbivory is a promising strategy for enhancing vegetation restoration efforts.
* Reference
- Authors
· Co-author: Juhyung Lee (Department of Oceanography and Marine Research Institute, Pusan National University)
· First author: Changlin Xu (MOE Key Laboratory for Biodiversity Science and Ecological Engineering, Fudan University)
· Corresponding author: Qiang He (MOE Key Laboratory for Biodiversity Science and Ecological Engineering, Fudan University)
- Title of original paper: Herbivory limits success of vegetation restoration globally
- Journal: Science
- DOI: https://www.science.org/doi/full/10.1126/science.add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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